[스크랩] 불교 .. 법정스님

2010. 5. 24. 15:09★ 아름다운 이야기/- 좋은글

 

 

번뇌(煩惱)

            - 법정 스님


      보고 싶은 만큼 나도 그러하다네
     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네
     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감응하는 것으로도
      우리는 함께일 수 있다네

      결국 있다는 것은 현실의 내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
      우리는 이미 한 하늘 아래 저 달빛을 마주보며
      함께 호흡을 하며 살고 있다네
      마음 안에서는 늘 항상 함께라네
      그리하여 이 밤에도 나는 한사람에게 글을 띄우네

      그리움을 마주보며 함께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네
      두 눈으로 보고 싶다고 욕심을 가지지 마세
      내 작은 소유욕으로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
      그의 마음을 보살펴 주세

      한 사람이 아닌 이 세상을
      이 우주를 끌어안을 수 있는 넉넉함과
      큰 믿음을 가지세
      타인에게서 이 세상과 아름다운 우주를 얻으려 마세

      내 안의 두 눈과 마음 문을 활짝 열고
      내 안의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내 우주를 들여다보세
      그것이 두 눈에 보이는 저 하늘과 같다는 것을
      이 우주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걸세

      그 안에 내 사랑하는 타인도 이미 존재하고 있음이
      더 이상 가슴 아파할 것 없다네
      내 안에 그가 살고 있음이
      내 우주와 그의 우주가 이미 하나이니
      타인은 더 이상 타인이 아니라네

      주어도 아낌이 없이 내게 주듯이
     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선한 마음으로
      어차피 어차피… 사랑하는 것조차,
     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애태우고
      타인에게 건네는 정성까지도
     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아니던가

      결국 내 의지에서 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던가
      가지려하면 더 더욱 가질 수 없고
      내 안에서 찾으려 노력하면 갖게 되는 것을
      마음에 새겨 놓게나
      그대에게 관심이 없다 해도
      내 사랑에 아무런 답변이 없다 해도
      내 얼굴을 바라보기도 싫다 해도
      그러다가 나를 잊었다 해도
      차라리 나를 잊은 내안의 나를 그리워하세

      '누군가 너무나 그리워질 때'중에서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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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: 4050 산과길
글쓴이 : 진아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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